외교 난맥: 중국의 이중성 직시해야 풀린다!

G7 정상회담보다 아프리카 방문이 더 중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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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정의연구원 김미영 원장이 2016년 5월 31일 뉴데일리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뉴데일리 기사 링크

G7 참석 대신 아프리카 순방을 택한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 방식에 설왕설래가 많다. “미래 가치가 높은 아프리카 세일즈 외교를 택한 것이 현명하다”는 평도 있지만 “북핵과 남중국해 문제라는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을 제쳐둔 외교참사”라는 평까지 언론의 입장도 갈린다.

대통령의 생각은 대통령만 안다. 더 많이 더 깊이 더 멀리 더 섬세하게 봐야만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뜻이 있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뭔가 불안하다.

우선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와 너무 대조적이다.

우리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 무기 금수를 해제하는 등 양국관계를 격상시키고, G7 정상회의 참여를 위해 베트남 총리를 대동하고 일본으로 가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유적지를 방문했다.

20세기 미국이 치렀던 두 개의 큰 전쟁의 상처를 어루만져 과거의 문을 닫고 미래의 새 문을 열겠다는 간명한 메시지로 보인다.

동아시아에 지금 그만큼 중요한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이번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를 강조,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군사화에 대해서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이에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함으로써 이러한 사정은 명백히 드러났다.

또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강조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G7 정상회의의 입장은 우리의 국익에 부합된다. 우리가 외면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지금 우리 외교의 난맥은 ‘중국’을 대하는 단선적 방식의 외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이 문제에 대해 이제는 양보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로 보고 정직하게 대면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이 우리에게 이중적이듯 중국 역시 이중적으로 봐야 한다.

북한은 우리에게 평화통일을 위해 교류 협력해야 할 대상이면서 동시에 핵까지 만들어 안전을 위협하는 주적이며 반국가단체다. 중국 역시 경제, 환경, 탈북자 문제 등에서 우리와 협력해야 할 많은 현안을 갖고 있는 선린외교 대상국이지만 동시에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북한을 지원하고 남한 주도의 평화통일을 방해하는 적성국이다.

이러한 인식의 부재로 인한 외교 난맥이 참사 수준으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작년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소위 ‘전승절’ 참석 역시 이 같은 인식의 부재에서 비롯된 대표적 실수로 보인다.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시 중국은 북한 편이었고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중국은 미북간 평화협정을 주장함으로써 북한의 존속을 핵심 국익으로 상정한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냈다. ‘북핵’은 북한만의 핵이 아니고 중국의 핵이기도 한 것이다. 중국 없는 북핵은 없고, 핵 있는 북한은 여전히 중국의 안보 이익에 봉사하고 있다. 이 사실을 왜 가볍게 보는 것인가?

이번 G7에서 논의된 남중국해의 자유통항 문제 역시 동북아시아 전체의 패권과 관련된 핵심 사안으로서 우리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다.

1941년의 일본의 진주만 공격도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두고 벌어진 것이었다. 1938년 중일전쟁으로 대동아공영권을 선포한 일본은 진주만을 모항으로 한 미국 해군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영국군의 견제로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석유 공급을 미국, 영국, 네덜란드에서의 수입에 의존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석유 금수 조치를 취하자 일본은 1941년 12월 진주만을 기습, 미 해군을 일시에 마비시켰고 이어 말레이 해전에서 영국 동양함대를 궤멸시키기에 이르렀다.

그 후 일본은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버마, 인도네시아를 연이어 점령하고 수마트라 섬의 팔렘방 유전을 장악 석유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였으나 1944년 10월 레이테해전으로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상실하자 결국 항복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해상으로 수송되는 중동산 석유와 가스는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40%가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를 지나서 한국, 일본, 중국에 공급되고 있다.

만일 중국이 남중국해의 산호초를 인공 섬으로 만들어 이를 요새화하는 경우 에너지 공급의 90%, 무역량의 절반 이상이 남중국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생명선은 중국에 의해 장악된다. 즉 남중국해를 장악하는 국가가 동북아 전체의 패권을 장악하게 된다. 단순한 영토분쟁이 아닌 것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적대했던 미국과 일본이 이번에는 연합하여 중국에 맞서고 있는 것은 일본이 당시 세계 제패를 꿈꾸었던 것만큼이나 현재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야심이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번 일본 개최 G7 회의 불참 결정이 중국의 압력에 대한 우려와 ‘친일’ 하면 무조건 흥분하는 국내 여론을 피하기 위해 결정된 것이라면 이는 결국 한미동맹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

또한 미국이 일본의 동북아시아에서 역할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우리의 입장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미일동맹이 향후 중국의 견제와 북핵 문제 해결의 주축이 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나? 과거에 단단히 발목이 잡혀 있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매우 불안하다. 불과 40년여 전에 미국과 치열한 전쟁을 벌인 베트남이 이번에 보여준 성숙한 태도가 우리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인기 연연하는 외교 포퓰리즘에서 대통령, 외교부 장관 등 외교라인, 정치권 다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깨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