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M 긴급진단] 삼성 이재용 부회장 왜 무죄인가? (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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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전환기정의연구원 김미영 대표입니다.

 

“TJM긴급진단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왜 무죄인가?”라는 주제를 갖고 여러분을 만나뵙습니다.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말입니다. 2010년 유엔사무총장실에서 지침문(Guidance Note of the Secretary-General United Nations Approach to Transitional Justice)을 발표할 정도로 국제사회에서는 법의 지배(Rule of Law)의 진작을 위한 방법론으로서 점차 알려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대형  인권 범죄가 있는 사회를 사법 비사법적 절차를 거쳐 유혈 없이 평화적으로 전환시키고 정착시키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발족한 저희 전환기정의 연구원은 특별히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 개념을 통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을 전환기 정의 개념 속에서 다루고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사건, 역사적 사건이면서 동시에 많은 국내법 국제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사건이고 우리 사회가 분단 체제를 마감하는 상황에서 전환기 정의적 쟁점을 여럿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될 때 한국 언론은 대체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내다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현재 미국에 의한 선제적 북폭에 대한 염려까지 나올 정도로 한반도가 심각한 트럼프 패러다임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드한 방법이든 소프트한 방법이든 더 이상 북한의 도발과 핵문제를 현상유지 틀 속에 가두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는 의심되지 않는 상황에 온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1심 형사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두 재판의 1심 결론으로 약 1년에 걸쳐 전개된 탄핵 정국의 일단 한 고비를 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껏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의 재판이 단순한 형사사건이 아닌 것은 많이들 깨닫고 계신 것같습니다. 그러나 그 인식의 깊이와 넓이는 차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전환기정의연구원 방송 TJMtube를 통해 이 거대한 전환기에 우리가 마땅히 알아나가야 할 진실을 여러분과 함께 찾아나가려고 합니다. 더듬이에 불과하지만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앞서 지난 4년간 박근혜 대통령은 대내적으로 개성공단 폐쇄, 통합진보당 해산 등의 정책으로, 대외적으로 북핵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통해 휴전회담 이후 계속된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의 종말을 예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담한 정책은 분단시대의 종말의 예고일 뿐 아니라 휴전선 이남의 영역에 갇혀 있었던 우리의 인식이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감옥에 가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어쩌면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정책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는 다르고 무리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문화계 좌경화에 대한 청와대의 고민은 이해할 수 있고, 적어도 범죄는 아니라고 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의 배후에 대한민국 정부가 장려하고 권장할 수 있는 ‘자유’의 한계가 어디인가에 관한 질문이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휴전선 이남에서 지난 70년간 전개되었던 한국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말하면 [자유의 확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통한 [빈곤으로부터 자유]든 민주화 운동을 통한 [공포로부터의 자유][압제로부터의 자유]든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이상적으로 표방했던 [자유]의 모든 영역에서의 확장이 적어도 휴전선 이남에서는 이루어졌습니다.

 

이제“과연 자유를 파괴할 수 있는 자유도 허용 가능한가?” 라는 문제가 전면적으로 등장할 정도입니다. 이 질문을 가능케 한 상황이란 분단 체제의 말기적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자유의 영역에 김일성 만세의 자유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이고 결국 극단적으로 자유가 없는 북한, 1948년 세계 인권 선언이 전문에서 표방한 신앙 언론 빈곤 공포로부터의 자유가 없고 압제로부터의 자유가 없는 북한을 추종하는 것까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우리 사회 주류의 영역까지 차지했습니다. 매우 심각하고 진지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경제성장 또는 산업화의 화려한 성과 뒤에 있는 배설물과 같은 것으로서 ‘부패와 불평등’의 문제에 봉착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 왔습니다. 그러나 민주화의 화려한 성과 뒤에 있는 배설물과 같은 것은 없는가?‘공산주의, 종북, 친북, 김일성주의’의 유포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제 정말 분단 시대를 끝내고 통일로 간다고 할 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확신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비극적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국제사회가 반인륜범죄(Crimes against Humanity)가 자행되는 것으로 규정한 북한의 주체사상과 유일사상이 정말 우리가 허용할 수 자유의 범주에 속할까요?

 

사상의 자유에 있어 가장 폭이 넓은 나라인 독일은 히틀러와 나치에 관해서만은 찬양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형법으로 막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인간의 존엄성(Human dignity)]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 헌법 3조와 8조는 [사람 중심] 체제임을 선포합니다. 주체사상에서 나온 [사람 중심사상]입니다. 한국에도 이 사상이 스며 들어 있습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수단으로써 공산주의 주체사상이 유행했던 탓도 있겠고, 주체사상의 창시자인 황장엽 비서 망명 이후 주체사상이 허용되고 확산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 곳곳에 지방 곳곳에 [사람 중심] [사람 사랑] 이라는 구호가 나붙어 있는 것을 보면 생뚱맞기도 하고 저같은 구호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배후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사람 중심?’‘사람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다. 정치적 동물이다. 그 때의 ‘사람’일까요? 네 그런‘사람의 차원’이 있습니다. 철학적으로는 ‘존재론적’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세계인권선언뿐 아니라 미국헌법, 그리고 우리 헌법을 포함한 대부분의 현대 헌법이 발전시킨 사람의 개념은 이런 ‘존재론적’ 사람이 아닙니다.

 

생명과 숨결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존재’가 아니라 ‘실존’입니다. 개인이고 우주입니다. 법 앞에서 어떤 존재는 배제되고 어떤 존재는 포함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모두,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적으로 존중된다는 의미입니다.

 

북한 헌법에서 [사람 중심] 체제라고 하지만,  진정한 북한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일사상10대원칙에서는 그 사람의 대표를 ‘수령’으로 내세워 사실상 북한에서 그 수령만이 존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수령에 대한 어떤 종류의 모독, 그것이 아무리 경미할지라도 심지어 김일성 배지나 초상화를 훼손하는 일까지도 신성모독으로 간주하여 사람의 지위를 박탈합니다. 최근 사망한 미국인 웜비어의 경우도 이런 종류의 사건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바로 이렇게 유일사상10대원칙을 위반하여 ‘사람’의 지위를 박탈당한 사람 아닌 사람들이 가는 감옥인 것입니다.

 

악마라고 해서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민주화’라는 멋진 옷을 입고 이 나라에 계급주의적 인식, 사람 사랑 사람 존중이라고 하면서 특정 사람은 이 사람의 영역에서 배제시키는 전체주의적 주체사상이 들어와 마음껏 배회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우리는 명백히 사람의 영역에서 배제된 한 존재를 만났습니다. 그 이름은 ‘최순실’, 공식 이름은 개명한 ‘최서원’이라는 이름입니다.

 

이 사람의 권리는 마음껏 유린당해도 된다고 이 사회는 합의라도 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국회의원 안민석씨는 중앙일보 jtbc 방송에서 최순실 재산이 300조라고 합니다. 믿지는 않아도 최순실이니까 넘어갑니다. 어떤 허망한 신화도 이 사람에 관해서 만은 다 허용됩니다.

 

이재용 12년 구형이 가능했던 것은 결국 이러한 합의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 비극입니다.

 

최순실이 곧 박근혜. 이들은 하나의 경제공동체라는 신화를 유포하여 증거가 있든 없든 사실이든 거짓이든 최순실의 뇌물은 곧 박근혜의 뇌물이라는 등식을 우리 검찰이 만들어냈습니다.

 

그 최순실인 박근혜를 이재용이 만났다. 이재용은 최순실 딸에게 승마 지원을 했다. 이들에 관해서는 증거가 있든 없든 상관이 없습니다. 최순실의 설명같은 건 필요없다고 이 사회는 마치 합의라도 한 것같습니다.

 

우리가 지난 70년 발달시킨 인권과 자유가 이런 것입니까? 북한 헌법 3조 8조에 있는 그 [사람 존중]의 수준입니까? 어쩌다가 이 사회가 어떤 존재는 존중받을 가치조차 없는 것으로 배제되는 북한 주체사상의 독이라도 묻힌 것입니까?

 

언론이고 정부고 국민이고 모두 하나가 된 것처럼 어처구니 없이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까? 그 배제되는 일인이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각자 정말 분단의 마지막 장막을 걷으면서 우리가 이루어낸 시장경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돕는 정신까지 포기해도 되는지 생각해 볼 때가 됐습니다.

 

어떤 사람은 공산주의로 통일한 베트남도 있는데 무슨 상황이 온들 두려우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반도가 모두 아침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초상화를 닦으며 하루를 시작한들 별 문제가 안 된다는 생각이 흘러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와 역사와 언어를 나누며 오래 살아온 북한 70년은 가상이 아니라 실제이고 현재입니다.

 

이번 탄핵 정국이 가능해진 이유는 단순치 않고 복잡합니다. 한국만이 독특하게 갖고 있는 헌법 조항, 곧 탄핵 소추만 되어도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는 조항이 국회를 유혹했던 부분이 일조했고, 대통령제에서 내각제로 개헌을 원하는 다수의 정치인들의 정치적 욕망도 일조했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사적으로 불만이 있는 많은 사람들, 선전선동당한 국민들, 수사기관 흉내를 낸 언론 누구 하나의 탓으로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따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당장 한 주 후로 다가온 삼성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관한 것입니다.

 

이 방송은 우리 재판부에 그다지 영향을 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방송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최선의 노력입니다.

 

“왜 증거도 없고, 부당거래도 없이 박근혜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12년의 구형을 받게 되나?” 이 상황에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직은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잘못 가고 있고 이미 많이 잘못 와 있습니다. 돌이키기 위해 고통을 치러야 할 만큼 잘못 왔습니다. 지금이라도 돌이켜서 이제 정말 승리자의 마음으로 분단시대를 끝낼 준비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왜 우리는 승리했는데 패배자처럼 살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 8월 7일 징역 12년이라는 터무니 없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형 직후 만난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 도태우 변호사와의 대담을 조금 줄여서 보내 드립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앞으로의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환기정의연구원 방송 TJMtube에서는 계속해서 박근혜 대통령 재판에 대해서도 해설해 나가려고 합니다.

 

함께해 주신 도태우 변호사님, 그리고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